지난 3월 12일 파리에서 조정래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La chaîne des monts Taebaek) (L'Harmattan 라르마땅 출판사)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변정원 씨와 조르주 지겔메이어(Georges Ziegelmeyer) 씨가 프랑스어진흥협회(APFA)로부터 '황금언어상'(르모도르 Le Mot d'Or)을 수상하였다.

'황금언어상'은 프랑스어 보급과 확산을 위해 일하는 프랑스 정부의 해당 부처와 프랑스어권 국제기구(OIF)가 후원하고, 프랑스어진흥협회(APFA)가 주관하는 것으로, 그동안『태백산맥』(La chaîne des monts Taebaek) (총10권)을 비롯하여 『아리랑』(Arirang)(총12권)을 불어로 번역 출판하여 프랑스어권에 한국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심사 위원단의 만장 일치로 번역자 변정원 씨와 조르주 지겔메이어 씨에게 '황금언어상' 가운데 '역사발견 부문 상'(Mot d'or de la découverte)이 수여된 것이다.
다음은 수상식 당일 날 낭독된 본 상에 대한 평가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이 평가에서는 총32권 (『아리랑』12권, 『태백산맥』10권, 『한강』10권)에 다다르는 방대한 작품을 쓴 원작자와, 그 뒤에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묵묵히 원작을불어로 번역, 출판을 해온 두 번역자, 그리고 라르마땅(L'Harmattan) 출판사의 끈기가 어우러져 '‘큰 산맥'을 횡단하였다는 표현으로 원작자와 번역자, 출판사의 노고를 치사하였다.
지구상에서 공식적으로 유일하게 이데올로기적 대립으로 분단된 나라이자,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38선을 경계로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 삼엄한 감시 아래 놓여있는 남한과 북한의 역사. 조정래씨의 불역 소설은 바로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역사를 불어권 독자들이 접근하여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 그리하여, 그 동안 중국과 일본에 편중되어 있던 서양의 극동 아시아에 대한 지식을 한국으로 확장하여 폭넓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노라고 본 상의 의의를 설명하였다.
또한, 원작의 작가가 작품을 통해 식민지와 분단이라는 기억을 한국인들에게 되돌려준 한편, 원작의 문학성과 작품 전반에 흐르는 조국애, 명료한 문체, 등장인물에 대한 정확한 묘사를 되살린 두 번역자에게 그 공로를 돌려야 한다고 평하였다.
[위의 글은 저자의 허락을 얻어 한국문학번역원 불어권 해외통신원 3월보고서에서 발췌한 것입니다.]